금요일, 4월 24, 2026

“우리는 모두, 그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다” 외대부고 문학 동아리, 알레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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宿星殘曉(숙성잔효) 

                                                               – 박현욱

독실한 천주교도였던 그대는 왜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는가,

남겨진 사진 없는 그대 묘역에서 되뇌인다.

세상을 슬퍼하는 인간은 꿈을 꾼다.

아비규환 같은 이 밤의 끝에서, 그대는 별을 보고 있었다.

언젠가. 그대가 말하던 그날이 올 수 있을까.

꿈을 살던 그대는 열두 평 사무실에서 목을 매었다.

그날 맞잡았던 차가운 그 손을 생각한다.

어두운 밤을 사는 이들의 아픔은 끝나지 않는다.

지하철 창에 머릴 기대고 생을 견디던 그대, 

터널 속 전조등에 의지해 새벽 광장으로 향하던 그대여.

여전히 사람들은 가장 낮은 곳에서 스싀운 고통에 신음한다.

그대가 말하던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

여기 그대의 누운 산중턱에서 사람들이 모여 별을 함께 보는 날이 오기를,

가장 어두운 뒷골목에도 가스등 하나 켜져 있어 어둠을 빠져나올 수 있기를,

나는 다만 기도한다.

그대 눈물 흘렸던 자리에 내 눈물이 얽힌다,

밤은 어느샌가 저 멀리 씻겨 나가고…

바람이 청명한 가장 어두운 새벽이다.

그대도 나와 같이 누워 이 별을 보는가.

태양이 떠오르면 다시 천국에서 만나자.

파도를 기다리며

                                                 -박현욱

하릴없이 파도를 기다립니다.

별이 없는 곳에서, 나는 별을 찾았습니다.

지중의 어둠속, 천정에 흐르는 달을 보았고

새벽녘이면 안개 위로 떠올라

상단을 풀어 밤하늘을 적셨습니다.

이슬을 불어넣어 연꽃을 빚어내고

피어나는 뮬방울을 바라보다가 문득,

나는, 우리가 존재함을 슬퍼했습니다.

물 없는 심연,

별이 없는 하늘.

나는, 떠나야 할까요.

이 메마른 해안에서

돌이키 수 없는 기다림에 메여.

일평생을 헤매고 고해해도 오지 않을 당신을.

나는 눈을 감고 기다립니다.

별모래가 나를 스치고, 적막이 숨 죽일 무렵,

단 한번, 그대의 발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물고개 못 건너는 삼천대계.

그러나, 당신은 오지 않았습니다.

별이 이 혹성에 내릴 리 없기 때문일까요.

아, 떠나기엔 이미 늦었겠지요..

모랫줄기는 흐르고,

나는 그대를 흠숭하며,

당신은 무간에 여전히 계십니다.

추억

                                                         -안준철

누군가에게 추억은 그저 하나의 사탕에 불과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온 우주였다.

어떤 이에게 추억은 그저 스쳐 지나간 손짓일 뿐이었겠지만,

다른 이에게는 그 추억이 숨결만큼 깊고 소중하였다.

어떤 추억은 오래 간직할수록 단맛이 짙어진다.

또 어떤 추억은 빨리 버릴수록 쓴맛이 줄어든다.

많은 이들은 희미해진 추억에 연민을 갖지 않는다.

그럼에도 어떤 이는, 그 모든 추억을 단 하나도 놓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곧 삶의 전부이기에…

인생

                                                   -박현욱

우리는 오르막길을 걷는다.

수많은 돌부리가 가로막고,

숨이 차오르며,

때로는 눈물이 스미는 길이다.

그 길 위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앞만 보며 달린다.

시선의 끝에는 은하처럼 반짝이는 빛이 기다리고,

마침내 영광의 끝이 우리를 맞이한다.

우리는 모두, 그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다

Jaeseung
Jaeseung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1학년 이재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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